저자 : 니콜라스 다비스, 출판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출간일 : 2021년 01월 10일
나의 한줄평
나도 벌고 싶다.
리뷰
이 책은 니콜라스 다비스라는 무용수의 주식투자 일대기를 담은 책이다. 배경이 워낙 오래전이다 보니 당시에는 전화로 주식 중개인을 통해 매매주문을 하고 전보를 통해 주식의 가격을 전해 듣던 이야기들이 나온다. 지금 같은 시대에야 컴퓨터과 초고속 인터넷으로 초 단위의 단타가 가능하지만, 당시에는 어느 정도 시간 텀을 가지는 매매밖에 할 수 없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주식 거래 수수료 또한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게 높았을 것이다. 그런 제한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러 시행착오 끝에 박스이론을 만들고 큰돈을 벌게 된다.
이 책을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었는데 그 이유는, 그가 주식 투자 초반 누구나처럼 실패했던 이야기부터 나중에 매매법을 정립한 뒤 성공하는 이야기까지가 몰입감 있게 전개되고, 실제 있던 거래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이 현실성을 더해줬기 때문이다.
박스이론 창시자인 그의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가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이 아니다.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미리 정해진 방향으로 상승 또는 하락하며, 일단 하나의 방향이 정해지면 한동안 그 방향으로 계속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정해진 방향으로 가면서도 주가는 일정한 틀 안에서 움직임을 반복하는데, 나는 이러한 틀을 '박스(box)'라고 불렀다.
그리고 여기도 주식 상보강도(상대강도)에 대한 개념이 나온다. 이것을 특정한 단어로 정의하지는 않았지만.
먼저 내 주식의 가격들을 각각 비교해 보고 다우존스 평균지수와 비교한 다음 변동폭을 파악한 후에 매도를 해야 할지, 매수를 해야 할지 아니면 보유해야 할지를 판단했다.
추세추종에 관한 책에는 비슷한 내용이 공통적으로 나온다는 것이 흥미로운데, 이는 상대강도가 그만큼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역시 그는 추세추종 방식의 정석을 이야기한다.
상승추세를 따라 움직이되, 언제든 손절매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상승추세가 지속되면 매수세를 늘리고, 추세가 반전되면 재빨리 도망쳐나온다.
주식은 사람이 아니므로 좋은 주식이나 나쁜 주식은 없으며 단지 오르는 주식과 내려가는 주식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오르는 주식은 보유하고 내려가는 주식은 냉정히 팔아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온 그의 투자 방법은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1. 박스권 내에서 움직이는 주식을 찾는다. 이때 주식은 성장주여야 한다.
2. 훌륭한 거래량 증가와 함께 박스권을 돌파하는 시점에 매수한다.
3. 매입 즉시 박스권 고점 바로 아래에 손절매 포인트를 설정한다.
4. 가격이 오르고 상위 박스가 형성된다면 손절매 포인트를 새로운 박스의 하한 바로 아래로 상향 조정한다.
이 방식으로만 그는 세계 방방곡곡 출장을 다니며 호텔에서 전보를 주고받으며 시세를 전해 듣고 매매를 했다. 시간차가 어느 정도 있는 불리한 환경이었을 텐데도 성공적인 매매를 한 것이다. 책 중반에 보면 그는 자신감을 얻은 뒤 증권사 객장으로 터를 옮기고 거래를 하면서부터 오히려 여러 가지 소음에 휩싸여 스스로 세운 원칙에 반하고 제대로 된 매매를 못하며 실패를 겪는다. 이때의 경험을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를 때려눕힌 것은 시장이 아니라 나 자신의 비합리적인 본능과 조절할 수 없는 감정이었던 것이다.
그는 그 후 4가지의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1. 주식시장에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그동안 반 이상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2. 이 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대처해야 한다. 자존심과 고집을 억제해야 한다.
3. 공명정대하고 냉정한 진단자가 되어야 한다. 즉, 어느 특정한 이론이나 주식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4. 단순히 되든 안 되든 모험을 해보는 식의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대한 위험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실패 이후 그는 월스트리트에서 떨어져 전보로만 시세를 알고 매매하기로 했다. 지금으로 치면 일주일에 한 번만 MTS를 켜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폐장 이후에만 가격을 전해 듣고 낮에는 가격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과연 요즘 주식하는 사람들 중에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물론 그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자동 손절매 주문을 걸어두었다고 한다. 그렇게 그 후로 그는 200만 달러를 벌었다고 한다.
이러나저러나 타고난 트레이더들은 철저한 원칙을 강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진심으로 주식투자를 즐긴다. 책의 후반부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200만 달러를 벌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행복했던 것이다.
내가 트레이딩을 진심으로 즐기는 경지까지는 이를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주식투자를 접하고 나서 공부하는 행위는 재밌긴 하다. 근데 나도 벌고 나서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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