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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잡썰

우량주 장기투자가 정답이 아닌 이유

조가치투자 2022. 11. 3.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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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라” 주식투자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이런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얼핏 들으면 절대적으로 맞는 말 같은데, 과연 진짜 맞을까요? 우량주에 장기 투자할 때의 성공률은 얼마나 될까요. 이대로만 하면 성공한다던데 그러면 주변에 주식투자로 성공한 사람이 넘쳐나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우량주 투자의 개념과 허점에 대해 짚어보려고 합니다.

무엇이 우량주일까?

정확한 정의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재무가 탄탄하고 수익성이 좋은 회사의 주식을 이야기합니다. 블루칩이라고도 하는데요. 주식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라는 말을 아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말만 들어도 정답인 것 같은 이 말은 투자자들 사이에선 진리로 통합니다. 이렇게 단순한 법칙이 진리라면 왜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실패할까요? 상식적으로 우리 주변에는 우량주에 장기 투자해서 돈을 번 사람이 넘쳐나야 하지 않을까요?

 

첫 번째 문제는 우량주라는것이 주관적인 개념이라 정답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은 각자 우량주를 정의하는 방법이 있나요?

 

속는 셈 치고 시가총액 5000억 이상 대형 우량주에 투자해 보세요 - 주간조선

“좋은 주식은 비쌀 수밖에 없지요. ‘우량주’이기 때문이지요. 주식 투자를 잘한다는 건 이런 비싼 우량주를 사서 산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 줄 안다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11년간 주식 투자

weekly.chosun.com

옛날 기사를 하나 가져와봤습니다. 여기서는 시가총액이 5000억 이상인 주식을 대형 우량주라고 하네요. 이런 기사를 보면 마치 대형주 = 우량주인 것처럼 오해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

 

대형주는 시가총액이 큰 회사를 이야기합니다. 우량주는 재무가 탄탄하고 수익성이 있는 기업이니, 대형주와는 개념이 다릅니다. 대형주에 포함될 수도,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는 거죠. 다만 우량주는 보통 성장을 많이 한 상태의 회사이니 대형주와의 교집합이 많이 생기는 것이죠. 대형주라고 해도 재무가 부실하고 수익성이 좋지 않으면 그것은 우량주가 아닙니다. 그럼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우량주에 대해서 살펴봅시다.

 

우량주 투자의 신화들

 

출처 : 이데일리

 

20년간 삼성전자에 올인해 수익을 본 택시기사 아저씨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여 장기투자에 성공한 사례는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종종 다뤄집니다. 그렇다면 저분들이 과연 워런 버핏 뺨치는 혜안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냉정한 말이지만 전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죠. 물론 저 분들의 멘탈은 보통 투자자 분들보다 훨씬 대단한 수준입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변동성을 견디고, 수익실현을 하고 싶은 마음을 인내하며 긴 시간 묵묵히 기다리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주식 초보자 여러분들이 그런 인내심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런 소수의 사례에 혹해서 한 종목에 집중투자를 하는 방식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런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량주에 투자하면 안전할까?

 

나는 위험한 거 싫어요. 안전하게 우량주에 투자할래요.

 


우량주가 안전하다고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과거에 우량주라고 불렸던 주식들의 차트를 한번 살펴보죠.

 

작년에 최대 실적을 낸 포스코의 주가입니다. 고점 대비 1/3 정도 되고요.

 

현대차 역시 2013년의 고점을 2021년에서야  회복했고요.

 

한때 삼전 뺨치는 국민 주식이었던 한국전력은 어떨까요. 한전은 20년 전 무려 시총 4위 기업이었습니다. 이때 삼성전자는 한전에 비교도 안 되는 작은 기업이었죠.

마찬가지로 작년에 최대 실적을 낸 HMM 주가입니다.

 

그 외에도..

 

등등.. 예로 들 기업들은 많습니다.

 

과거에 잘 나갔고, 지금도 탄탄한 회사들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과거에 우량주로 꼽았던 주식들이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대체 불가한 주식들입니다.

 

그런데 어떤가요? 회사가 망했나요? 아니면 실적이 나빠졌나요? 사업성이 안 좋나요? 전혀 아니죠. 오히려 실적이 좋아졌는데도 기업의 주가는 이전보다 떨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우량 가치주를 모아놨다는 ETF의 주가는 이모양입니다. 돈 잘 버는 우량한 회사면 우상향 하는 것 아니던가요?

 

당시에 잘 나가던 우량주 한두 개에 몰빵하고 존버 한다면 어땠을까요? 결과는 처참합니다.

 

두 번째, 우량주는 절대 안전하지 않습니다. 안전한 주식이라는 건 없습니다. 애초에 주식 자체가 안전자산이 아니니까요.

 

미디어에서 초보자들에게 우량주 장기투자를 권할 때는 꼭 살아남은 소수의 종목만을 예로 들어 소개하죠.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지금 잘 나가는 기업이 10년 뒤에도 잘 나가는 기업일까요? 그럼 20년 뒤에는요?

 

우량주 장기투자의 세 번째 문제는 살아남은 소수의 사례에 매몰되어 옳다고 생각하는 '생존 편향'입니다. 만약 한 두 종목에만 집중할 경우 여러분이 틀렸다는 것을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10년 뒤? 20년 뒤? 그때도 존버는 승리한다며 같은 기업에 꾸역꾸역 월급을 투자하실 건가요? 

 

지금 잘 나가는 기업들이 20년 전에 지금처럼 클 줄 알았을까요? 계좌로 인증하지 않는다면 그건 나중에서야 결과를 보고 옳다고 생각하는 결과론적인 생존 편향, 후견지명 편향일 뿐입니다. 

 

그럼 우량주라고 불리는 많은 회사들의 주가는 왜 저럴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꼽을 만한 문제로는 우리나라 시장 자체가 사이클 산업에 해당하는 종목이 많다는 점일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네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잘 나가는 우량주로 계속 바꾸면 되지 않을까?

 

그럴듯한데요? 한번 검증해봅시다.

백테스트로 검증해보기

간단한 백테스트로 한번 검증해보죠. 백테스트는 젠포트를 이용했습니다.

 

조건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가총액 10위까지 10개 기업을 매수한 뒤, 최대 1년 동안 보유하되, 10위 밖으로 밀려나면 팔고 새롭게 시가총액 10위까지 드는 기업을 매수하는 전략입니다. 시총 밖으로 밀려나지 않으면 팔았더라도 다음날 다시 매수하니, 장기투자라고 할 수도 있고요. 이러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시가총액이 작아지는 기업은 버리고, 시가총액이 커지는 잘 나가는 회사를 오랫동안 보유할 수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적어도 코스피지수는 이길 수 있겠죠?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가요? 15년 동안 -15%라.. 처참하죠? MDD는 -65%를 넘어가고요. 흔히 우량주라 불리는 시총 상위 기업들에 투자하는 결과가 지수보다도 못하네요. 이 결과로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엔 다음과 같습니다.

 

1. 우량주 장기투자는 높은 확률로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안전하지도 않습니다.

2. 회사는 망하지 않더라도 주가는 망할 수 있습니다.

3. 지금 우량주인 회사보다, 현재는 우량주가 아니더라도 미래에 우량주가 될 회사를 찾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테스트 하나로 우량주 장기투자는 무조건 틀렸다고 할 순 없습니다. 전략은 아이디어에 따라 무궁무진하니까요. 다만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우량주에 오랫동안 투자하면 된다고 하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것처럼 보이네요.

 

저는 무지성 적립식 투자에 반대하는 편입니다. 특히, 지수가 아닌 개별종목에 묻지마 장기투자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우량주 장기투자는 절대 답이 아닙니다. 장기투자는 자신이 투자한 게 정답인지 아닌지를 한참 뒤에 알 수 있기 때문에 그 기회비용 측면에서도 불리합니다. 굳이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게임에 배팅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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