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분산투자에 비유되는 유명한 이 문장은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겨운 말일 수도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투자 격언들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겠죠. 이번 글에서는 주식 초보자들을 위한 분산투자의 기본 개념을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기본 개념
아마 주식 초보자라도 분산투자가 뭔지는 알 것입니다. 한 가지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가득 채우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자산을 담음으로서 위험도를 줄이는 것이 그 목적이죠.
리스크가 적어진다라.. 어 그럼 수익도 적어지지 않나요?
맞는 말입니다. 위험도가 낮아지는 만큼 기대수익률도 낮아지니까요. 그러나 우리가 분산투자를 하는 이유는 엄밀히 얘기하면 투자가 손실에 대해 불리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수학적인 이유로, 증가율과 감소율의 비대칭성입니다.
동전을 던져 앞면이면 +50%, 뒷면이면 -50%가 되는 게임에 참가한다고 해봅시다. 당신이 만약 한 종목으로만 투자한다면 -50% 손실을 봤을 때 본전으로 복구하려면 +50% 수익을 내도 본전을 찾지 못하지만 (0.5 * 1.5 = 0.75), 2 종목에 분산투자한다면 한 종목이 -50% 손실을 봐도 다른 종목에서 +50% 수익을 내면 본전이 가능합니다(0.5*0.5 + 0.5*1.5 = 1.0). 물론 2번 다 -50%가 나올 수도 있지만, 그 확률은 단일 종목 투자에 비해 더욱 낮습니다. 긴 시간 동안 투자를 한다면 무엇보다 수익에 대한 욕심보다 손실을 막는 것이 복리효과를 누리는 데에 중요합니다.
이렇듯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는 개별종목으로 인한 리스크가 거의 없으며, 시장에 의한 위험만 남습니다. 이것을 체계적 위험이라고 하는데요, 체계적 위험은 쉽게 말하면 '다같이 죽는 위험', 비체계적 위험은 쉽게 말하면 '나만 죽는 위험'입니다.
둘째, 우리의 심리는 수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게 작용합니다. 이는 처분효과 때문인데요. 투자는 심리의 영역이 크게 지배하는 싸움입니다. 심적으로 편한 투자와 불편한 투자 중, 굳이 후자를 택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이것이 워렌 버릿이 그토록 잃지 말라고 강조하는 이유이고, 당신이 운이 좋아 일확천금을 한다 해도 리스크 관리가 안된 잘못된 투자로 잃는 것은 한순간일 수 있습니다.
국가별 분산 투자
국가는 크게 선진국과 신흥국으로 나뉩니다. 선진국은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이 글로벌 기업들이 있으며 금융시장의 성숙도가 높은 국가들을 말하고, 신흥국은 인구, 영토, 자원 등을 토대로 개발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나라를 말합니다. 어떤 나라의 주식이 더 많이 오를까요?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분산투자는 앞서 말했듯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그 목적이기 때문이죠.
만약 당신이 코스피 종목으로만 10개를 산다면, 그건 제대로 된 분산투자일까요? 만약 한국 시장의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그 시장 내에 속한 개별 종목들도 덩달아 힘을 못쓸 것이 뻔합니다. 이럴 경우 분산투자는 맞지만 그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죠. 세계화된 시장 덕분에 전 세계 주식시장이 대체로 함께 움직이는 경향성이 짙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국가별로 분산한 투자는 언제나 중요하다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도록 해보죠.
지금은 누구나 미국에 투자하길 원하는 시대이지만 예전만 해도 신흥국에 투자하는 것이 대세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 인구가 많고 영토가 넓어 성장성이 유망한 4개 나라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합친 브릭스(BRICs)라는 이름이 나올정도로 신흥국 열풍이 불었습니다. 당시에는 중국의 성장성이 도드라져 미국을 금방 앞설 것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기도 했고요.
또 90년대 초반 일본 버블이 터지기 전까지는 일본 땅을 다 팔면 미국을 살 수 있다던 일본의 증시가 세계를 이끌었으나 그 뒤로는 수십 년간 힘을 못쓰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IT버블은 또 어떠한가요? 미국 기술주는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주며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나스닥의 2000년 당시의 고점은 15년 뒤에 회복했습니다.
이렇듯 세계정세에 따라 인기 있는 국가는 바뀌고 잘 나가던 국가가 장기간 부진을 겪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국가별 분산투자는 시대적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해 줍니다.
업종별 분산 투자
혹시 차화정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2010년대 초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자동차, 화학, 정유 관련 섹터가 강세를 보였던 장세를 얘기합니다. 스마트폰의 보급 이후로는 IT섹터가 아주 강한 상승세를 보였고요. 코로나 이후엔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을 합쳐 BBIG라는 명칭이 자주 쓰였죠. 이렇듯 시대에 따라 주도주는 바뀌게 됩니다.
이쯤 되면 당연한 말이지만 같은 산업군의 주식을 담는 것은 분산투자로서의 효과가 떨어집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등 포트폴리오에 반도체 섹터만 넣은 포트폴리오는 개별 종목의 리스크를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겠지만, 두 주식 모두 반도체 사이클과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죠. 네이버와 카카오는 어떻던가요?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 두 주식 그래프가 아주 비슷하죠. 두 종목이 같은 IT섹터의 대장주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쉬운 얘기라고요? 하지만 주변을 보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네이버와 카카오를 동시에 포트폴리오에 넣은 투자자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둘 다 넣는다는 것이 꼭 나쁘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이 분산투자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분산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분산투자는 서로 다른 업종으로도 분산시켜야 그 의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경기민감주와 경기방어주, 성장주와 가치주, 대형주와 소형주 등으로 말이죠.
여기까지 국가, 업종별 분산투자의 개념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여러분들도 단시간의 수익 욕심보다는 장기적으로 복리효과를 누리기 위해 분산투자를 잘하는 투자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분산투자 두 번째 이야기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분산투자(2)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분산투자(1) 국가와 업종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분산투자에 비유되는 유명한 이 문장은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겨운 말일 수도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투자 격언들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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